이름
: 구천현녀(九天玄女). 단순히 현녀(玄女)라 불릴 때도 많으며 구천현녀낭랑(九天玄女娘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신분
: 전쟁의 여신. 영웅의 수호자. 도교에서는 서왕모 만큼 높은 지위를 가진 여선. 민간신앙에서는 향을 처음 만들었다 하여 향마(香媽 향의 어머니)라고 불리며 제향업자들의 수호신으로 숭앙된다.
모습
: 산해경 등 중국의 고문서에서는 사람 머리에 붉은기가 도는 검은색 새의 몸을 하였다고 설명한다. 현대 중국에서는 구천현녀를 중국풍의 옷을 입은, 오른손에는 검이나 불진, 왼손에는 태극패나 호리병을 쥔 아름다운 젊은 여자로 묘사한다.
업적 :
1. 황제에게 삼대천서를 주어 치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도와주었다.
2. 소녀에게 방중술을 전수하였다. 소녀는 '소녀경'을 저술했다.
3. 월나라에 검법을 전수한 월녀(越女)가 구천현녀의 화신이었다.
4. 양산박의 두령 급시우 송강에게 천서(天書) 3권을 주고 그를 도왔다.
전설 :
1. 황제 헌원을 돕다.
신농씨 시대에 중국 대륙에는 동쪽의 미족(夷族), 남쪽의 묘족(苗族), 서쪽의 강족(姜族), 북쪽의 적족(赤族)이 살고 있었다. 신농씨의 권위가 약화되자 화하족(華夏族) 유움국(有能國)의 헌원이 반란을 일으켜 판천(阪泉)의 싸움에서 신농씨를 격파하고 천하의 대권을 장악하였다. 이에 불만을 품은 동이족의 족장인 치우(蚩尤)가 황제에게 반기를 들었다. 치우는 머리는 황소이며 몸은 인간인 반인반수의 괴수로, 특히 머리는 청동, 이마는 철로 되있었다고 한다.
헌원은 동이족(東夷族)의 우수한 무기와 전술 앞에 패배를 거듭하며 마침내 탁록까지 후퇴하였다. 치우는 황제와 싸울 때 전쟁터였던 탁록(涿鹿) 지방의 들판 일대에 안개를 일으켜서 황제의 군대가 방향을 잃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때 황제의 부하인 풍후(風后)가 발명한 지남차(指南車) 덕분에 간신히 후퇴할 수 있었다. 황제는 아홉번 싸워 아홉번 모두 패하고 태산(泰山)으로 후퇴하였다.
헌원은 어쩔 수 없이 태산으로 후퇴한 날 꿈을 꾸게 되었는데, 그 꿈에서 선계의 성모, 서왕모가 나타나 "당신에게 나의 측근을 보내니 전쟁에 도움이 될 것이요"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한다.
꿈에서 깨어난 황제는 곧바로 제단을 만들고,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계속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홀연 하늘의 안개가 흩어지면서 공중에 한 사람의 미녀가 나타났다. 금실로 짠 옷을 입고 긴치마에 목대를 두르고 화려한 소매 끝에는 백옥을 차고 있었다. 얼굴이 마치 연꽃처럼 아름답고 눈썹이 가지런하고 입술은 앵두 같고 피부는 눈처럼 흰 절세의 미녀였다. 황제는 즉시 절을 하며 그녀를 맞이했다.
그 미녀는 구천현녀(九天玄女)였다. 구천현녀가 나타나 영보오부(靈寶五符) 등의 부적과 각종 병법(兵法), 『음부경(陰符經)』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이때 황제가 받았던 『음부경』은 후세에도 전해져 도교의 중요한 경전이 되었다.
이때 얻은 것이 천서삼권(天書三券)이라는 전승도 있다. 어쨌든 하늘의 보물을 얻는 황제는 치우의 힘과 마력을 물리칠 힘을 얻게되어 그 병법서대로 화하족의 젊은이들을 가르쳐 그들을 백전 백승의 장수들로 키웠다. 그리고 구천현녀가 전해준 병법대로 전투를 지휘하며 마침내 탁록의 싸움에서 치우를 이기고 천하를 통일했다. 후에 헌원은 구천현녀가 서왕모(西王母)의 휘하에서 천기에 관해 다룬 비전(秘典)을 담당하며 민간 세상의 운명을 결정짓는 선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소녀에게 방중술을 가르치다.
소녀(素女)는 황제의 첩으로 구천현녀에게서 방중술을 배워 황제와 방사를 치뤘다고 한다. 구천현녀에게서 배운 것을 책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소녀경'이다. 황제는 소녀와의 잦은 방사로 결국 복상사 했다는 얘기도 있다.
3. 구천현녀의 화신, 월녀
《평요전》에서는 월나라에 검법을 전수한 월녀(越女)가 바로 구천현녀의 화신이라고 한다.
또한 그녀의 검법은 월녀검이라는 이름으로 오나라와 월나라의 전쟁때 그 위력을 발휘하였다.
월왕구천은 적국인 오나라에서 오왕의 배설물 맛을 보면서까지 목숨을 연명한 후에 자신의 나라로 돌아오구서
그때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헛간의 딱딱한 바닥에서 자며 아침마다 쓸개를 핥아서 그 원한을 키웠다.
이것이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말이 되었다.
그러던 그가 군대를 조직해서 전쟁을 준비하면서 전국에서 검객을 모았지만 한 소녀를 이기지 못했다.
그 소녀의 이름도 유래도 몰랐기에 월나라의 여자라는 이름으로 월녀라고 불렀는데, 그녀가 바로 구천현녀였다.
4. 양산박을 돕다.
《수호지》에서 송강이 양산박(梁山泊)으로 향하던 중 추격의 손길이 미치는 것을 알고는 오래 된 사당 안으로 몸을 숨기게 되었다. 하지만 뒤쫓던 추격군에게 발각되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한 순간, 제단 뒤에서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면서 냉기가 감도는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추격군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런 일에 너무나 놀라 혼비백산하여 사당 밖으로 꽁무니를 빼며 달아났다. 추격군이 모두 물러가자 안심하고 있던 송강 앞에 푸른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나타나 그를 여신에게로 안내했다. 그 여신이 바로 구천현녀였다.
그녀의 모습은 금빛나는 의관에 옥구슬들이 있는 띠를 두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 구천현녀가 송강에게 말하길 "세 권의 천서를 드리지요. 그 책으로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하고 '충'과 '의'을 행해 나라를 구하고, 백성들을 편안케 하세요."라고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 그 책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서는 안 되며, 뜻을 이룬 후에는 불태어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한다.
그 후에도 송강은 구천현녀의 도움을 받는데, 송나라의 군대 총수로 이끌던 송강이 요나라의 군대에 고전하고 있을때
구천현녀가 나타나 전쟁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수호지 양산박의 108호걸(천강36성과 지살72성)을 이끄는 힘이었다.
기타 :
- 중국 민간신앙에서는 음력 2월 15일이 구천현녀의 생일이라고 믿는다.
- 구천현녀는 천강 36법과 지살 72법이라는 선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중에서 지살 72법을 배운 원숭이가 백원신으로 후에 72둔갑술을 쓰는 손오공의 모델이 되었다.
- 그녀의 가신은 천리안과 순풍이였으며 신공표가 타고 다니는 신수인 흑점호는 천리안과 순풍이에게 천안과 천이를 배웠다고 한다.
- 그녀의 제자였던 호리녀(여우의 정령)는 그녀의 3대 천서를 훔쳐서 제갈량에게 전수해 주기도 했다. 이 계통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기을임삼식의 한가지 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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