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진원대선(鎭元大仙), 진원자(鎭元子)라고 불리며 별명은 여세동군(與世同君)이라고 한다.
신분
: 지선(地仙)의 조상.
거처
: 만수산(萬壽山) 오장관(五莊觀)
전설 :
삼장법사 일행이 만수산을 지나기 전 진원대선은 원시천존의 초청을 받아 상청전의 미라궁에 가는데, 진원대선은 삼장법사가 올 것을 알고 마흔 여덟 제자 중 가장 어린 두 제자 청풍과 명월에게 삼장법사를 잘 대접하라고 지시하고 떠난다. 삼장법사는 전생에 자신의 친구였으니 인삼과 두개를 대접하라고 지시하면서 그 제자들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일렀다.
진원대선이 제자들과 떠나고 얼마 뒤 삼장 일행이 찾아와 하룻밤을 쉬게 된다. 청풍과 명월은 스승에게 지시받은대로 삼장법사에게 인삼과 두개를 대접하는데 그 모습이 완전히 인간 아기의 모습이라 삼장법사는 기겁하며 거절한다. 청풍과 명월은 이것은 과일이며 선가(仙家)의 귀한 보물이라고 설명했으나 삼장법사가 완강히 거절하자 할 수 없이 도로 가져왔다. 이 인삼과는 나무에서 딴 후 시간이 지나면 먹지 못하게 되므로 할 수 없이 두 제자가 하나씩 나누어 먹으며 삼장법사가 보물을 모르는 덕분에 자신들이 호강한다고 중얼거렸다. 이 소리를 듣게 된 저팔계가 손오공을 불러 훔쳐먹자고 제안하고 손오공은 인삼과 세개를 훔쳐 저팔계, 사오정과 나눠 먹었다.
그런데 그냥 훔쳐먹고 모른 척하고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저팔계가 너무 급하게 먹으려다 한 번에 삼켜버려서 맛을 제대로 모르겠다고 더 먹고 싶다고 떼를 써서 화근이 된다. 이번엔 반대로 청풍과 명월이 지나가다가 그 소리를 엿들은 것이다. 혹시나 해서 자기들이 있던 방으로 가 보니 자기들이 제대로 놔뒀던 열매를 딸 때 쓰는 물건들이 땅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설마설마 하면서 나무로 가서 열매 개수를 세어보니 26개가 있어야 하는 게 22개 뿐이었고,(30개 중 처음 화원을 열었을 때 기념으로 2개를 먹었고, 이후 삼장법사를 대접해주려고 2개를 땄다가 거절하니 자기들이 먹었다. 그러니 26개가 남아있어야 한다.) 딱 삼장법사와 그 제자 셋이서 훔쳐먹었구나 생각하고 다짜고짜 달려가 욕질을 한다. 삼장법사는 당연히 영문도 모르는 일이라 그런 끔찍한 물건을 뭣하러 훔쳐먹겠냐고 반문하고 손오공도 시치미를 떼다가 삼장법사가 타일러서 세 개를 훔쳤다고 승인한다. 하지만 청풍과 명월은 세 개가 아닌 네 개가 없어졌다며 따졌고(손오공이 인삼과의 특성을 모르는 바람에 처음에 딴 열매 하나는 그냥 땅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에 저팔계는 손오공이 하나를 빼돌렸다고 생각해 손오공은 졸지에 도둑에 거짓말쟁이까지 되고 만다.
손오공 입장에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었던 만큼, 계속 욕지거리를 듣고 있자니 한 성질 하는 손오공은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속으로 '그깟 열매가 귀해봤자 얼마나 귀하다고' 라며 분노해서 몰래 분신을 남겨두고 날아가 나무를 뿌리뽑아 쓰러뜨려버린다. 당연히 흙을 만난 열매들은 죄다 땅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한참 욕을 하다 지친 청풍과 명월은 혹시 자기들이 나뭇잎에 가려진 열매를 못 보고 잘못 셋을지도 모르고, 어차피 스승님이 원래 대접하라고 했던 거니까 확인해보고 넘어가려 했지만 이미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나무는 뿌리를 드러내고 사망, 그걸 보고 기절초풍한다. 고민하던 둘은 꾀를 부려 '다시 세어보니 열매들이 제대로 달려있었다'라고 시치미를 떼고 다시 잘 대접해주는 척 하다가 방에 가둬버린다.
손오공에게 이게 통할 리가 있나. 애초에 손오공은 어떤 잠긴 것이라도 열어버리는 해쇄법이라는 능력이 있었기에 소용없는 짓. 결국 밤이 되어 청풍 명월이 잠들자 더 깊이 잠들도록 잠벌레까지 붙여버리고 문을 열고 도망간다. 이것 때문에 청풍과 명월은 사흘동안 꼬박 잠만 자버린다.
진원대선이 돌아와서 상황을 보고 청풍과 명월에게 사정을 듣고는 곧바로 삼장 일행을 잡으러 간다.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동시에 덤벼드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펼쳐지지만, 먼지털이 하나로 셋의 협공을 막아낸다. 그러다가 '수리건곤(袖裏乾坤)'이라는 수법을 써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에 백마까지 한 번에 소매 속에 잡아가둔다. 수리건곤은 소매로 천지를 감싸는 수법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아공간 생성같은 이치인 듯 하다. 저팔계가 쇠스랑으로 찢어버리고 탈출할려 했는데, 만져보면 부드러운 소맷자락이 내려치기만 하면 단단해져서 흠집도 나지 않아 결국 탈출에 실패한다.
오장관으로 돌아온 진원대선은 하나씩 꺼내다가 묶어놓고 벌을 주기 위해, 나무기둥에 묶어놓고 무명천으로 칭칭 감은 다음 옻칠까지 해서 못 움직이게 해놓고 용의 가죽으로 만든 칠성편이라는 채찍을 물에 불려 때리려 한다. 일단 제자관리를 잘못한 삼장법사의 책임이라면서 먼저 때리려고 하지만 일반인인 삼장법사가 견디지 못할 것을 아는 손오공이 자진해서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자기가 다 맞는다. 물론 동두철액 강철같은 몸을 가진 손오공은 허벅지가 반들반들해질 정도로 때렸지만 가렵지도 않다.(단 진짜로 아프지 않은 티를 내면 진원대선이 다른 이(특히 삼장법사)를 때릴 것이라는 걸 알고 일부러 아픈 척을 했다.)
날이 어두워져 다들 자러가자, 손오공은 자기들 일행 넷을 나무토막으로 바꿔서 묶어놓고 도망간다. 날이 밝자 진원대선은 제자들을 시켜 채찍질을 계속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 분신은 때려도 문제가 없는데 손오공 분신을 때리자 손오공은 몸이 저려서 깜짝 놀란다. 결국 길을 걷기가 불편해서 이쯤 되면 괜찮겠지 싶어 분신술을 거둔다. 제자들이 깜짝 놀라 보고하니, 진원대선은 다시 삼장법사 일행을 잡으러 간다. 이번에도 손오공 일행은 악을 쓰지만 수리건곤에 몽땅 붙잡혀버린다.
이번엔 꽁꽁 묶은 다음 펄펄 끓는 기름솥에 넣어 튀겨죽이려고 한다. 먼저 손오공부터 넣으려고 하니 손오공은 묶인채로도 몰래 바꿔치기 술법을 써서 돌사자와 바꾼다. 그 무거운 돌사자를 기름솥에 넣으니 솥은 구멍이 나버리고 사방으로 기름이 튀어 진원대선의 제자들은 화상을 입는다.
노발대발한 진원대선은 삼장을 넣어버리라고 한다. 손오공은 그제서야 튀어나와 대소변 보고 온거라고 태연하게 시치미뗀다. 손오공의 걸쭉한 입담과 변화무쌍한 술법에 기가 질린 진원대선은 인삼과 나무를 살려내면 용서해주고 의형제까지 맺지만, 안그러면 삼장의 목숨은 없다고 제안한다.
일단 삼장법사와 저팔계, 사오정은 묶인 것이 풀리고 손님으로 대접받고, 그동안 손오공은 나무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 돌아다닌다. 하지만 어어디를 가도 감히 세상에 하나 뿐인 오장관 인삼과를 거덜냈다는 말에 아연실색하기만 할 뿐 살려내는 건 엄두도 못낸다. 애초에 진원대선은 지선의 조상격이라, 태상노군, 원시천존, 통천교주나 옥황상제 등등과 비교해도 친구 혹은 알고 지내는 사이인 최고의 신선이다. 그런 분이 못 살려내는 나무를 누가 무슨 재주로 살려낸다는 말인가. 보통 나무가 아니기에 수명을 다스리는 별자리 신들도 그것만큼은 못살려낸다고 말한다.
온 세계를 돌아다니던 손오공은 결국 남해의 관세음보살을 찾아간다. 관세음보살은 어딜 감히 그런 귀한 보물을 결딴내버렸냐고 꾸짖고, 다시 진작에 오지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야단친다. 그리곤 자기 정병에 담긴 감로수(이 물도 당연히 보통 물이 아니다. 언젠가 관세음보살이 태상노군과 나무를 되살려내는 내기를 했는데, 관세음보살의 버드나무가지를 태상노군이 가져가 팔괘로에 사흘간 구워 새카맣게 태워서 돌려줬다. 그런데 거의 숯이 된 이 나뭇가지를 감로수가 담긴 정병에 꽂아뒀더니 되살아났다.)를 뿌리부터 골고루 뿌려 살려내는 데 성공한다. 게다가 먹지 못하고 땅속으로 들어가버렸던 열매들은 도로 나무에 붙었고, 그 수가 23개라 열매 갯수와 관련된 오해도 풀려서 손오공이 하나를 빼돌렸다는 누명을 벗는다.
이렇게 가까스로 나무가 살아나자 진원대선은 화를 풀고 기뻐한다. 그리고 관세음보살과 찾아온 신선들, 삼장법사 일행에게 인삼과를 대접한다. 삼장법사도 그제서야 이게 보물 열매인 것을 알고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손오공과도 의형제를 맺고 일행은 다시 천축으로 향하는 여행길에 오른다.
소지품 :
인삼과(人參果) : 오장관에서만 자라는 신비한 보배로 태초 이전에 혼돈이 처음 나뉘고 아직 하늘과 땅이 나뉘지 않았던 무렵(반고가 있던 시절)에 태어난 거대한 고대 나무의 열매이다. 초환단(草還丹)이라고도 한다. 서왕모의 천도 복숭아에 비견될 정도로 대단한 나무이나, 천도복숭아 나무가 천계에만 있긴 해도 제법 많은 것에 비해 이것은 한 그루밖에 없으므로 더 귀하다 할 수 있다. 이 나무는 3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3천 년 만에 열매가 맺으며 또 3천 년만에 열매가 익어 도합 1만 년을 기다려야 열매를 먹을 수 있고, 그마저도 총 30개 밖에 안 열린다. 심지어 이 나무가 자라는 땅도 보통이 아니라 천지가 나뉠 무렵의 태초부터 있어온 땅이라 완전히 단단하게 굳어서, 손오공이 못 부수는 것이 없다는 여의금고봉으로 내리쳤는데도 멀쩡하다.
이 나무는 태초부터 자라왔기에 오행과는 상극이라고 한다. 즉 화(火)를 만나면 타버리고, 수(水)를 만나면 녹아버리고, 목(木)을 만나면 굳어버리고, 금(金)을 만나면 떨어져버리며, 토(土)를 만나면 들어가버린다. 그래서 금속으로 된 막대로 건드려, 떨어지는 열매를 나무로 된 쟁반에 비단을 깔아 받아야 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 열매의 모양인데, 말 그대로 갓난아기처럼 생겼다. 내장과 팔다리가 모두 갖춰져 있고, 얼굴 부위에는 눈, 코, 입, 귀까지 다 달렸다. 게다가 바람이 불어 흔들릴 때는 아이 웃음소리같은 소리까지 난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열매가 확실하며, 천지일월의 신성한 기운이 서린 거라 냄새만 맡아도 수명이 360세나 늘어나고, 하나만 먹어도 4만 7천년을 살 수 있다.
기타 :
1. 중국 서유기의 등장인물
2.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세 명을 한꺼번에 상대하여 한번에 소매에 가두어 버린 실력자. 대상을 가두는 능력은 대단히 뛰어나지만 속임수를 간파하는 능력은 부족하여 손오공의 둔갑술에 몇번이고 당한다. 능력의 밸런스가 좀 맞지 않은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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