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스(Asar, Aser, Ausar, Ausir, Wesir, Usir, Usire, Ausare)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서 풍요를 상징하며 또한 저승 세계를 믿는 고대 이집트의 종교에서 죽은 사람을 다시 깨운다고 믿어졌다. 그는 대지의 신 게브와 하늘의 신 누트 사이의 자식이고 대기의 신 슈와 습기의 신 테프누트의 손자이며 창조신인 아툼-라의 증손자이다. 아내는 누이인 이시스이다. 형제는 이시스, 세트, 네프티스가 있다. 대(大)호루스를 포함하여 다섯 형제라는 기록도 있다.
이집트 문서에 등장한 오시리스는 녹색이나 검은 피부를 갖고 있다. 녹색은 고대 이집트인들의 재생이나 부활에 대한 인식과 관련이 있으며 검정색은 풍요와 관련이 있다. 특히 검정색은 이집트의 번영에 큰 역할을 했던 나일강이 범람할 때 평야 지대에 펼쳐진 검은 흙과 부의 상징이었다. 그의 몸은 죽은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듯 아마천에 싸여 있는 미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오시리스를 둘러싼 신화는 특히 아내이자 누이인 이시스 그리고 세트와의 싸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생산의 신인 오시리스는 이집트의 왕으로서 군림하여 농사와 기념비적 건축물들, 글, 천문학, 의례의 달력을 주었고, 그의 아내 이시스는 옷감 짜는 법, 음식의 준비, 음악, 춤, 그리고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모습을 세트는 지켜만 봤다.
한편 세트는 사막, 불임을 상징했으므로 세트와 결혼한 네프티스는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 아기를 간절히 원했던 네프티스는 언니 이시스로 변신해 와인을 들고 오시리스를 찾아가 침대 속으로 유혹했다. 이렇게 해서 낳은 아들이 바로 아누비스(Anubis)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꽃으로 치장하곤 했는데 술에 취한 오시리스가 밀회를 즐기고 나오면서 꽃을 떨어뜨렸다. 이 꽃 때문에 세트는 아내의 불륜을 알 수 있었다.
세트의 오시리스에 대한 질투는 날로 심해졌다. 오시리스처럼 백성들의 존경을 받고 싶었고 무엇보다 아내와의 불륜에 대한 복수를 원했다. 특히 그는 왕이 되고 싶었다. 세트는 비밀리에 그의 형의 몸에 딱 맞는 눈부신 석관을 준비하였고, 한창 즐거운 파티가 열리고 있을 때 누구든지 그 석관이 몸에 맞는 이가 있으면 그 석관을 선물로 주겠다고 내놓았다. 참석한 이들 모두가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는데 맞는 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오시리스가 그안에 들어가 눕는 순간 72명이나 되는 세트의 공범자들이 달려들어 뚜껑을 닫아버리고 단단히 봉해서 나일 강에 던져버렸다. 나일강에서 익사시켜 죽인 것이다. 이 사건은 나일강의 범람을 설명하는 신화가 되었다.
그 석관은 바다로 떠내려가 시리아 해안으로 흘러갔고, 비블로스에 있는 강가에 다다랐다. 그러자 석관에서 타마리스크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 줄기로 그 훌륭한 관을 뒤덮었다. 그 나무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좋은 향기를 내뿜었다. 그래서 비블로스의 왕은 그 나무를 베어다가 그의 궁전 기둥으로 만들었다.
한편 남편을 잃은 이시스는 슬픔과 절망 속에서 온갖 곳을 다 찾아헤매다 시리아에 있는 한 도시에 도착하게 된다. 거기서 신비로운 기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갖은 노력을 다하여 새로 태어난 왕자의 보모가 되었다.
이시스는 그 아이에게 자신의 손가락을 빨게 하고, 그의 유한한 생명을 정화시켜 불멸성을 주고자 아무도 없는 밤에 아이를 부드럽게 불 속에 눕혔다. 그런 다음 제비의 모습을 흉내내면서 슬픈 목소리로 지저귀고 날개짓을 하며 기둥 주변을 돌았다. 어느 날 저녁, 왕자의 어머니가 이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이가 불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기겁하여 비명을 질렀는데 그 소리에 아이에게 걸린 주문이 깨져버렸다.
여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고는 그녀의 남편이 갇혀있는 관을 기둥에서 꺼냈다. 그리고 그 관을 왕의 거룻배로 옮겼다. 그런 후에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와 뚜껑을 열고 죽은 남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대고는 그를 안은 채 오열하였다.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밤, 세트는 멧돼지를 델타의 늪까지 몰고 와 형인 오시리스의 시신을 빼앗아 열네 조각으로(달이 기우는 열나흘 밤 동안 하루에 한 조각씩) 갈기갈기 찢어 멀리 던져서 찾을 수 없도록 흩어놓았다.
두 번째로 남편을 잃은 여신은 다시 먼 곳까지 남편을 찾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슬픔에 잠긴 이시스의 여동생 네프티스와 아누비스도 동행했다. 이들 셋은 모든 곳을 샅샅이 뒤졌고 아누비스의 후각을 빌어, 물고기가 삼켜버린 성기만 제외하고는 오시리스의 시체조각을 모두 되찾을 수 있었다. 어떤 판본에서는 그들이 각각의 조각들을 발견한 장소에 묻어주었기 때문에 수많은 ‘오시리스의 무덤’이 생긴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판본에서는 미라를 만드는 사제 역활을 맡은 아누비스의 마법에 의해 찢겨졌던 부분들이 모두 모여 미라로 다시 짜맞춰졌다고 한다.
물고기가 먹어버린 성기는 진흙으로 만들어 오시리스의 시신을 완성해 이시스가 마법으로 그를 되살리고 그 순간에 이시스는 오시리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이 아이가 후에 세트와 대항하는 호루스(Horus)이다. 오시리스는 이미 죽은 자이므로 저승으로 되돌아 가 죽은 자의 나라인 두아트(Duat)의 왕이 되었다. 그 이후로 오시리스는 부활과 재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참고로 물고기가 오시리스의 생식기를 먹었기 때문인지 고대 이집트에서는 물고기를 썩 좋게 여기지 않아서 강이 옆에 있어도 물고기를 자주 먹지 않았으며 특히 사자의 제삿상에는 절대로 물고기를 올리지 않는다고 헤로도토스가 기록했다. 하지만 고대 이집트의 벽화나 부조 중에는 파피루스 배 위에서 낚싯대나 그물, 작살 등을 이용한 어로 활동을 묘사한 작품들이 있는 만큼 그 신빙성은 의심스럽다. 일각에서는 이를 먹어치운 특정 물고기만 안먹었을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이야기의 나머지는 주로 호루스에 대한 것인데, 어머니인 이시스의 보호를 받는 연약한 아이에서 이집트 왕좌를 세트와 다투는 경쟁자로 성장한다. 호루스와 세트의 무력 충돌은 결국 호루스의 승리로 끝나고, 호루스는 세트의 부당한 통치 후의 이집트 질서회복과 아버지 오시리스를 부활시킨다. 왕위와 그 연속성, 질서와 무질서, 특히 죽음과 사후세계라는 이집트인들의 신념에 이 신화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였다.
오시리스의 사망과 뒤이은 부활은 말할 것도 없이 《사자의 서》로 대표되는 이집트인의 사생관(死生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교과서 등에서 이집트 파트에 나오는 줄서있는 사람들과 천칭을 재는 아누비스 뒤쪽의 옥좌에 앉아있는 녹색 피부의 남자가 바로 오시리스이다. 본디 살아있을 때 식물신, 직물신으로서 생산의 신이기도 했던 오시리스는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죽은 자의 세계까지 관장하는 신이 되는데, 이는 미라로 대표되는 파라오의 죽음과 죽은 뒤의 삶을 상징하고 있다. 살아서 호루스의 화신으로 이집트를 통치하던 파라오는 죽어서는 오시리스가 되어 서쪽에 있는 죽은 자의 땅을 통치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해진 셈이다.
오시리스는 저승이자 저승의 왕이었으며 삶과 죽음, 부활을 관장하는 신으로 인식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아누비스, 암무트, 헤네페스, 마아트, 오시리스 등이 지하세계에서 죽은 자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죽은 자들은 심장의 무게를 측정해 깃털보다가벼우면 이승에서의 삶이 진실되었다고 생각하고 낙원으로 보내진다고 믿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오시리스 숭배는 그들의 일상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은 해마다 범람하는 나일강을 의미했다. 나일강의 범람은 이집트인들 생존의 토대가 되었다. 고대 이집트는 당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이집트인들은 이거의 상당 부분을 오시리스 덕으로 돌렸다. 또 오시리스의 이름과 행동, 속성 등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의식들이 행해졌다.
파라오는 오시리스의 화신으로 받들어졌다.
이집트 첫번째 왕으로 보이는 그의 상징은 나팔과 양치기의 지팡이였다. 한편 나팔과 지팡이는 파라오들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통치는 후대 이집트 통치자들의 모범이 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오시리스를 찬양하면 나일강둑에서 영원히 번영과 풍성한 수확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집트 전역에서 숭배되었으며, 신앙 중심지는 고왕국 시대의 네크로폴리스였던 아비도스(Abeju)와 하이집트 삼각주 근처의 제두(Jedu)이다. 아비도스에 있는 고왕국 시대의 파라오 제르 왕의 무덤은 후에 오시리스의 무덤으로 여겨졌으며, 아비도스에서는 화려한 오시리스 부활 제의가 치러지곤 했다. 제드 기둥은 '오시리스의 척추' 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종종 왕들은 세드 축제에서 제드 기둥을 세우는 것으로 자신의 카Ka영혼이 새로워졌음을 선포하기도 했다.
오시리스는 이집트 제1왕조인 BC3100년경부터 숭배되기 시작했지만 그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때는 이집트 제5왕조(BC2498~2345)때였다. 이후에도 오시리스에 관한 언급은 이집트 문서와 샤바카 스톤(Shabaka stone), 고대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에도 등장한다. 오시리스는 '무통의 제왕', '가장 서쪽에 있는 자'등으로 불렸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이 죽음을 해가 지는 서쪽이나 고통이 없는 세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시리스는 사후세계의 심판자였으며 비옥한 나일강 범람의 신이었으며 곡물 또는 식물의 신이기도 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오시리스는 침묵의 신이자 사랑과 젊음의 신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자 봉헌문이 오시리스 신에게 바쳐졌으며, 봉헌문에서 나타나는 오시리스 신의 칭호는 다음과 같다.
켄티이멘투 (Khenty-imentu): 서방 세계에서 으뜸인 자 - 사자 세계의 통치자로서의 속성
웨넨네페르 (Wenen-nefer): 영원히 완전한 자 - 불사의 영혼을 얻어 영생불멸하는 자로서의 속성
제두의 주인 (Neb Jedu)
아비도스의 주인 (Neb Abeju)
위대한 신 (Netjer-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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