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엘릴(Ellil). 수메르 신화에서 이름은 엔릴(Enlil). 수메르 여성들의 방언으로는 '물릴'이라 불리고 셈족에게는 '벨'이라고 불린다.
신분
: 바람, 공기, 대기의 신. 4대 주요신. 아누(Anu, An)에게서 계승된 신들의 정통왕.
가족
: 아버지는 신들의 수장이며 하늘의 신인 아누(Anu, An)로 땅의 신 안투(Antu, Ki)의 사이에서 난 적자이다. 수메르 신화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하는 신 에아(Ea, Enki) 는 엘릴의 배다른 형이다. 아내는 곡식의 여신 수드이며(후에 닌릴(NIN.LIL)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자녀로는 달의 신인 신(Sin, Nanna, Suen)이 있고, 닌후르사그와의 사이에서도 닌우르타라는 용맹한 자식을 낳는다. 정식아내는 '수드'이지만, 신들의 후계에 대한 법률에서 이복으로 추정되는 여자 형제 '닌후르사그'와의 사이에서 나온 '닌우르타'가 엘릴의 후계자이다.
거처
: 수메르 도시 국가 니푸르(Nippur)의 에쿠르(e-kur) 사원
업적 :
엘릴은 곡괭이(mattock)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며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
전설 :
1. 닌릴
엘릴은 아누와 안투의 관계 후 내뱉은 숨에 의해 탄생하였다. 아직 사람들이 생기지 않은 세상이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딜문(Dilmun)이라는 신들의 도시에 젊은 엘릴이 살고 있었는데 곡물의 여신 수드(Sud)의 어머니 눈바르셰구누(Nunbarshegunu, 보리의 여신. 후에 저술의 여신 니사바Nisaba가 됨)는 딸에게 강가에서 목욕을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엘릴이 그녀를 보면 바로 그녀를 탐할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수드는 어머니의 말을 무시하고 강가에서 목욕을 하다가 엘릴에게 들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때 수드는 신(Sin, 난나Nanna, 수엔Suen, 달의 신)을 가지게 되고(점토판에는 원치않은 아이를 가졌다고 적혀 있어 강간당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다른 신들은 이 부도덕한 관계에 엘릴을 비난하고 딜문에서 추방한다.
엘릴은 죽음의 세계인 쿠르(Kur)로 갔는데 수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난 그를 뒤따라갔다. 엘릴은 쿠르의 문지기로 변신하여 수드를 막아섰다. 수드는 문지기에게 엘릴이 어디로 갔는지 물었고 엘릴은 답을 하는 대신 그녀와 하룻밤을 요구한다. 그렇게 엘릴은 다시 수드를 임신시켜 지하세계의 신 네르갈(Nergal)을 갖게 한다.
엘릴은 다시 떠나고 수드는 엘릴을 뒤쫓아 간다. 엘릴은 같은 방법으로 저승의 강을 지키는 자로 나타나 수드를 막고 역시 같은 방법으로 치유의 신 닌아주(Ninazu)를 낳았고 마지막으로 다시 같은 방법을 반복해 엘릴은 뱃사공으로 나타나 수드와 결합하여 운하의 신 엔빌룰루(Enbilulu)를 낳았다. 이렇게 엘릴은 지하세계에 세명의 신을 두는 것으로 지하세계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후에 엘릴은 수드에게 그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닌릴(Ninlil)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어 곡식의 신이면서 바람의 여신이 되었다.
2. 안주 새
엘릴에게는 폭풍을 상징하는 괴물새 안주(Anzu)가 있었는데 엘릴은 에아의 조언에 따라 안주를 자신의 성소를 지키는 파수병으로 임명했다. 엘릴은 깨끗한 물에 목욕하는 것을 즐겼는데 어느날 안주가 엘릴이 목욕하는 사이에 신과 인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운명의 서판’을 훔쳐 날아갔다.
강은 말라가고 신들은 힘을 잃어갔다. 아누(Anu)는 신들에게 안주를 무찌르고 ‘운명의 서판’을 되찾아 올것을 명령하고, 신들은 아다드(Adad), 게라(Gerra), 샤라(Shara)에게 임무를 맡기려 하지만 그들은 ‘운명의 서판’이 가진 힘이 두려워 거절한다.
지혜의 신 에아(Ea)가 나서서 엘릴의 아들 닌우르타에게 이 임무를 맡기자고 제안하고 닌우르타는 성공적으로 안주를 무찌르고 ‘운명의 서판’을 그의 아버지 엘릴에게 되돌려준다. 그리고 닌우르타는 보상으로 신들의 회의에서 눈에 띄는 자리를 받았다.
이 신화의 다른 버전에서는 영웅 루갈반다(Lugalbanda) 혹은 마르둑(Marduk)이 회수한다.
3. 홍수 신화
1) 지우수드라(Ziusudra)
홍수 신화의 수메르 버전에서는 이야기의 시작을 기록하는 점토판이 파괴되어 홍수의 원인을 알 수 없다.
지우수드라(Ziusudra)로 알려진 인간이 엔키 신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홍수에서 살 수 있었다.
점토판은 홍수의 중간 묘사부터 시작된다.
홍수는 7일 낯, 7일 밤동안 지속된다. 그 후 태양의 신 우투(Utu)가 나온다. 지우스드라는 보트의 창을 열고 신 앞에 엎드렸다. 그 다음, 그는 황소를 바쳐 우투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 시점에서 점토판이 다시 부서졌다.
엘릴과 아누는 홍수에서 살아남은 지우수드라에게 불멸을 선언하는 중이다.
다시 점토판이 파괴되어 있다.
2)우트나피쉬팀(Utnapishtim)
‘길가메시 서사시’에 기록된 홍수 이야기에서 엘릴이 홍수를 일으킨 것으로 나온다. 인구가 너무 많아져 지나친 소음을 내기 때문에 그는 잘 수 없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트나피쉬팀(Utnapishtim)으로 에아 신으로부터 홍수가 오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홍수는 7일 동안 계속되었고 끝났을 때 이슈타르는 인류의 멸망을 슬퍼했다. 그때 우트나피쉬팀은 하늘에 제사를 지냈고 그 희생의 향기가 하늘에 닿았다.
엘릴은 우트나피쉬팀이 살아남은 것에 분노하지만 그의 아들 닌우르타는 홍수 대신에 짐승과 기근으로 인류의 수를 조절하면 된다고 주장하여 인류는 생존하였다.
엘릴이 보트로 가자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는 그 앞에 엎드렸다.
이제 진정된 엘릴은 우트나피쉬팀에게 다시는 홍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신들에 대한 그의 충성에 대한 보상으로 불멸을 약속하였다.
3)아트라하시스(Atrahasis)
아트라하시스(BC 17C) 이야기에서 하위신들은 우주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일을 강요받고 있었지만 고위신들은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하위 신들은 쉴 시간이 없었기에 지혜의 신 에아에게 대신 일할 작은 생물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에아는 이 새로운 존재를 만들기 위 재료를 찾아다녔으나 꼭 필요한 신의 일부가 없었다. 그러자 신 We-llu(llawela라고도 함)가 자원하여 희생되었다.
에아의 계획으로 어머니 여신 닌후르사그가 그의 살과 피와 지성을 점토로 반죽하여 14명의 인간(남자7명, 여자 7명)을 창조했다. 이 새로운 생물은 지구에 배치되어 처음에는 신들이 바라던대로 정확하게 일했다. 그들은 땅을 유지하는 모든 일을 하고 그들의 생명에 대한 감사로 신에게 기도와 제사를 바쳤다. 그러나 이 생물은 너무 정력적이어서 곧 수백, 수천으로 번식하고 더욱 불어나더니 점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엘릴은 더 이상 그들의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인구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는 가뭄, 역병, 기근을 인간들에게 보내지만 그때마다 인간들은 창조주 에아에게 도움을 청했고 에아는 그들에게 살 방도를 몰래 알려주었다. 엘릴은 어째서 인구가 더 늘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대홍수로 모두를 파괴하기로 결정한다.
그는 다른 신들에게 홍수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계획을 진행한다.
에아는 동의하지 않지만 엘릴은 에아에게 인간을 돕지 못하게 했다.
에아는 현자 아트라하시스(Atrahasis)에게 다가오는 일에 대해 혼잣말로 알려주었다.(에아의 혼잣말을 아트라하시스가 들은 것이니 에아가 도운 것이 아니다.) 방주를 만들고 모든 종류의 동물 암수 두 마리를 그 안에 싣고 그들과 자신을 구하라고 알려주었다.
아트라하시스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하였고, 홍수가 왔으며, 지상의 모든 생명이 파괴되었다. 모든 신들은 그 참극에 슬퍼하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에아는 아트라하시스에게 방주를 열고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말한다.
제물의 달콤한 냄새가 하늘에 도달하자 엘릴은 인간이 살아남은 것에 분노하였다.
에아는 신들을 그 제사에 초청했으며 인간의 희생을 받아들이도록 권했다.
그들이 제사 음식을 먹을 때 에아는 덜 정력적이며 수명이 짧은 새로운 인류를 만들 계획을 제안하였고 엘릴은 동의하였다. 이제 인간은 매일 생명의 위협을 받도록 창조되었다.
이 때 일으킨 홍수가 너무 무시무시해서 지상멸망에 찬성한 다른 신들조차 그 광경에 울면서 한탄할 정도였는데 엘릴만은 그 뜻을 끝까지 꺾지 않았다. 결국 에아 덕에 살아남은 인간들이 신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했을 때, 여신 인안나는 인간을 쓸어버린 엘릴만은 이 자리에 오면 안된다고 말했다.(다른 기록을 해석하는 측에서는 대홍수가 아눈나키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오랜 기후변화로 앞으로 예상되는 자연재앙이었는데, 이를 의도적으로 인간들에게 숨긴 것이라고 본다. 이후에 아눈나키들이 자신들의 '무/메'를 타고 하늘로 날아서 이를 피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엘릴의 통치지역은 슈루파크 한 곳에 머물게 되고, 다른 도시들은 다른 중요신들이 통치하게 되었다.)
4. 최고 신 및 중재자
초기왕조시대(기원전 2900년에서 2350년)에서 108줄의 거의 완전한 시는 땅을 파는 도구인 엘릴의 발명품 곡괭이에 대해 설명한다.
시에서 엘릴은 곡괭이를 불러내 그 운명을 명한다.
그 곡괭이는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청금석으로 새겨진 머리를 가진 영광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설명된다.
엘릴은 도시를 건설하는 인간에게 도구를 주었다.
엘릴은 식물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믿어졌다.
수메르 시 ‘엘릴은 농부신을 선택한다.’에서 엘릴은 풍요와 번영을 이루기를 희망하여 에메쉬(Emesh)와 엔텐(Enten)이라는 두 신에게 각각 목자와 농부의 역할을 주려고 하였다.
그런데 두 신은 서로 농부신의 자리를 요구하며 다투었다.
두 신은 엘릴 앞에서 재판을 열었고 엘릴은 엔텐을 농부신으로 판결하였다. 두신은 판결에 승복하고 화해하였다.
5. 신들의 전쟁
신 아시리아 시대(BC 911~612년)의 심하게 손상된 문서는 마르두크(Marduk)이 그의 아눈나키 군대를 이끌고 신성한 도시 니푸르(Nippur)에서 소란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소란은 홍수를 일으켰으며, 엘릴의 통치 아래 니푸르에 거주하는 신들을 강제로 에슈메샤(Eshumesha) 사원에서 닌우르타로 피난가게 만들었다.
엘릴은 마르두크의 범죄에 분노하여 에슈메샤의 신들에게 마르두크와 아눈나키 군대를 감옥으로 데려가라고 명령한다.
아눈나키들은 체포되었지만, 마르두크는 선봉으로 무슈테쉬르하블림을 임명하고 에슈메샤의 신들에게 저항했다. 그리고 그의 전령 네레타밀(Neretagmil)을 보내 기록의 신 나부(Nabu)에게 경고한다.
나부를 통해 에슈메샤 신들이 경고를 듣자, 신들은 분노하여 그를 찾기 위해 신전을 나왔다.
마르두크는 에슈메샤 신들을 무찌르고 엘릴을 포함한 360명의 신들을 포로로 데려갔다.
엘릴은 에슈메샤 신들이 죄가 없다고 항의했고 그래서 마르두크는 재판을 받기 위해 그들을 아눈나키 앞으로 데려갔다.
이 글은 심하게 손상되어 재판의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신들과 인류에게 아눈나키와 에슈메샤 신들 사이에 전쟁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담키아나(Damkianna ,다른 이름으로 닌후르사그Ninhursag)의 경고로 끝난다.
6. 마르두크와 동화
엘릴은 에아의 아들인 마르두크가 최고신이 되었을 때에도 함무라비의 통치를 통해 계속 숭배되었다.
에누마 엘리시(Enuma Elish)의 영웅 마르두크는 혼돈의 세력을 물리치고 인간과 그들이 살았던 지구를 창조했으며 법과 농업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릴(그리고 에아의 일부)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 마르두크에게 흡수되었으며, 마르두크는 바빌로니아인들뿐만 아니라 아시리아인들의 신의 왕이 되었다.
초기 왕조 시대부터 함무라비의 통치까지, 엘릴은 에리두(에아와 관련이 있는)를 제외한 남부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적 장소인 니푸르에 있는 그의 사원에서 숭배되었다.
니푸르를 시작으로 그의 신앙은 나라 전체를 걸쳐 북쪽으로 퍼졌다.
대제사장 만이 신과 만나 교접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나 축제에서 의례적인 의식을 통해서였다.
엘릴이 마르두크에 흡수되자 그의 제사는 없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많은 도시의 신전에서 숭배되었고 엘릴과 아누는 마르두크에게 권능과 축복을 수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엘릴의 사원은 아슈르(Assur), 마르두크(Marduk), 나부(Nabu)가 최고신으로 숭배된 신아시리아 제국(BC 912~612년)에도 여전히 활동적이었다.
기원전 612년에 아시리아 제국이 몰락한 후 엘릴은 아시리아 통치와 관련된 많은 메소포타미아 신들과 같은 운명을 겪었다. 그의 동상은 파괴되었고 그의 사원은 약탈당했다.
기타 :
1. Enlil은 수메르 도시 국가인 니푸르의 수호신이었으며 그의 주요 예배 중심지는 그곳에 위치한 에쿠르 사원이었다.
2. 니푸르에 있는 에쿠르 신전에서 섬겨졌다. 그를 뜻하는 숫자는 50이다.
60진법을 사용해 수메르에서 가장 높은 수인 60은 신들의 왕 아누에게 주어졌고, 그 다음 가는 숫자인 55는 안의 아내 안툼(키)에게 주어졌다. 이 다음에 가장 높은 수 50은 지구/윗세계를 관장하는 엘릴에게, 45는 엘릴의 아내 닌릴에게, 40은 에아(엔키)에게, 30은 신(난나)에게, 20은 우투에게, 15는 인안나에게, 10은 이쉬쿠르에게, 5는 닌후르사그에게 주어졌다.
3. 그는 후에 마르두크와 동일시되었으며, 기후와 폭풍우의 신이었다.
4. 그의 입에서 나온 명령은 절대로 번복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없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융통성이 엄청나게 없다는 소리.
5. 아누(Anu, An)는 수메르 판테온에서 가장 높은 신이었지만 엘릴(Ellil,Enlil)은 에너지와 힘 및 권위의 구체화로서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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