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프누트(Tefnut, Tefenet, Tefnet)는 고대 이집트의 습기, 이슬, 비의 여신이다. 그녀는 공기의 신 '슈'의 여동생이며, 하늘의 여신 '누트'와 땅의 신 '게브'의 어머니이다. 누트와 게브의 자식들이 바로 오시리스(Osiris), 이시스(Isis), 네프티스(Nephthys), 세트(Set)이다. 이집트 신들의 계보상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녀는 또 동시에 달의 여신이기도 하다.
사막 문명에서 물의 여신으로써 테프누트는 다른 신들에 비해 생명 보존을 위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으며 이집트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아홉명의 신들을 의미하는 엔네아드(Ennead)의 일원이다. 척박한 사막에 거주했던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테프누트는 가장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신이었다.
고대 이집트어로 '테프누트'라는 이름은 '물'을 뜻하며, 그녀의 이름의 어원이 된 'tfn'이라는 이집트어 동사는 '침을 뱉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이집트 신화의 창조신 아툼(혹은 라)가 입을 통해 그녀를 낳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여타 대부분의 이집트 신들처럼, 테프누트는 정확한 상징이나 표의문자를 갖고 있지 않다. 그녀의 이름은 't - f - n - t'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문자들 중 'n' 이 수면에 일렁이는 물결의 뜻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 단어가 실제로 물과 관련되어 사용된 것이 발견된 적은 한번도 없다고 한다.
이집트 신화에는 테프누트와 그녀의 오빠인 슈에 대해 다양한 창조 신화가 존재하는데, 모두 그녀가 단위생식과 체액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은 모든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어느 고대 기록에 따르면, 테프누트는 창조신 아툼의 재채기 속에서 만들어졌다고도 하며, 창조신의 침 속에서 나왔다는 내용도 있으며, 창조신 '아툼'의 자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기록 또한 존재한다.
테프누트는 용맹한 성격을 가진 여신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그녀의 외양은 사자의 머리와 인간의 몸이 합쳐져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그녀는 암사자의 머리를 가진 것으로 표현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인간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그녀는 거의 모든 기록에서 공통적으로 가발을 쓰고, 태양신의 상징이었던 태양 원반을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암사자 모습과는 별개로 테프누트는 몇가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태양신 아툼-라의 상징인 태양 원반을 머리에 있고 있다는 것이다. 또 태양원반은 보통 코브라와 같은 포효하는 뱀을 포함하고 있다. 뱀 모양의 표상은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왕관에 달았던 휘장이었다. 이것은 테프누트가 수호신이었음을 상징한다. 사실 그녀는 가끔 포효하는 코브라로 묘사되기도 했다.
또 하나는 테프누트의 손에 끝이 십자가 모양을 한 막대기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권력의 상징으로 앙크(Ankh)라고 부른다. 앙크는 이집트 신화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상징물 중 하나다. 앙크는 생명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테프누트가 물과 습기의 여신이었다는 점에서 그 연관성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테프누트의 암사자 머리는 힘의 상징뿐만 아니라 수호신으로써의 역할에 대한 상징이다. 많은 신화에서 테프누트는 태양신 라의 현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18,19 왕조에서, 특히 아마르나 시대에 테프누트는 움터오르는 식물이 심겨진 평평한 머리장식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그려졌다. 파라오 '아케나톤'의 어머니 '티예'도 이러한 머리장식을 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그려졌고, 네페르티티의 청색 왕관도 테프누트와의 연관성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된다.
테프누트는 암사자 모양의 머리를 갖고 있는데, 이는 '라의 눈'이라는 신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테프누트는 헬리오폴리스, 레온토폴리스를 중심으로 이집트 전역에서 숭배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그녀와 관련된 많은 의식들을 개최했다. 결국 신화는 이집트인들에게 테프누트가 분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관한 단서를 제공했다.
암사자로서 그녀는 분노와 용맹의 힘을 갖고 있었다. 신화에서 그녀는 '슈'와의 다툼(혹은 아버지인 아툼과의 다툼) 이후 분노로 인해 누비아로 떠나게 되는데, 이때 이집트는 메마르고 황량한 땅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녀가 물과 습기를 모두 가져갔기 때문이었다. 이후 지혜의 신 '토트'가 그녀를 설득하여 그녀의 분노를 풀 수 있었다고 한다.
일부 신화학자들은 이 이야기가 이집트 고왕국(BC2686 ~ BC2181)의 쇠퇴를 가져왔을지도 모르는 오랜 가뭄에 대한 신화적 상상이라고 주장한다.
초기 '피라미드 텍스트'에 따르면 그녀는 그녀의 음부에서 순수한 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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