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슬레이프니르(Sleipnir, 미끄러운,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자).
너무 빨라서 달릴 때 마치 미끄러지듯 움직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신분
: 주신 오딘의 애마(愛馬)
세상 모든 말 중에서 최고.
모습
: 크고 근육질이고 다리가 여덟 개이다. 털빛은 회색빛이다.
세상 모든 말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믿을 수 없이 빠르다고 한다.
가족 :
어머니는 로키(Loki. 로키가 암말로 변신해서 낳음)
아버지는 요툰족 말 스바딜파리(Svaðilfari)
후손으로,
영웅 시구르드의 말 그라니(Grani),
영웅 디트리히 폰 베른(Dietrich von Bern)의 말 팔케(Falke)
그의 기사 비테게의 말 스케밍
그의 기사 하이메의 말 리스페다
사는 곳
: 아스가르드(Ásgarðr)의 발할라(Valhǫll)
전설 :
1. 슬레이프니르의 탄생
애시르(Æsir) 신과 바니르(Vanir) 신 사이의 전쟁이 끝났다. 서로 인질을 주고 받으며 평화를 되찾았다. 그러나 전쟁의 여파로 아스가르드의 성벽이 심하게 파손되었다. 언제 요툰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빨리 수리를 해야했지만 일상을 회복하기 바빴고 워낙 높고 거대한 성벽인지라 신들조차 손을 못대고 있었다.
(처음 아스가르드의 성벽은 태초의 거인 이미르(Ymir)의 눈썹으로 만들었었다.)
이때 한 건축가가 나타나 자신이 성벽을 고치겠으니 대가로 해와 달, 미의 여신 프레이야를 달라고 제안했다. 신들은 당치도 않다고 거절하려 했으나 로키(Loki)의 제안으로 회의를 가졌다. 로키가 신들을 설득하기 시작하는데, 건축가에게 도저히 완공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일을 시키자는 것이었다. 실패하면 당연히 대가를 주지 말고 남은 일은 신들이 마저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신들은 아스가르드 성벽의 수리가 급한 상황이었으니 로키의 제안에 혹하여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신들은 다시 건축가에게 되돌아가 계절이 세번 바뀌는 기한 동안 일을 마쳐야 하며 누구의 도움도 받아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건축가는 잠시 생각하더니 자신의 말의 도움은 받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신들은 거절하려 했으나 이번에도 로키가 나서서 고작 말 한마리가 더해진다고 해서 무슨 차이가 있겠냐며 그 정도는 허락하자고 말했다. 신들은 로키의 제안대로 건축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공사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 건축가의 말이 보통 말이 아니었다. 그 말의 이름은 스바딜파리(Svaðilfari, 불운한 여행자)인데 엄청난 힘으로 커다란 바위를 쉬지 않고 옮겨 건축가의 공사를 도왔다. 건축가는 스바딜파리가 가져온 바위로 놀라운 솜씨와 속도로 성벽을 고쳤다. 신들은 그 건축가의 놀라운 속도에 감탄을 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약속한 기한이 다되어서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다.
신들은 이 사태에 회의를 가졌다. 이대로라면 해와 달, 프레이야를 줘야할 판이었다. 신들은 이 모든게 로키의 제안으로 이루어졌으며 그에게 책임이 있으니 그가 해결해야 한다고 로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신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끔찍한 죽음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 로키는 결국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맹세했다.
마지막 날, 스바딜파리와 함께 바위를 잔뜩 실어 오면서 건축가는 오늘이면 모든 공사를 끝내고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의 앞에 웬 아름다운 암말이 나타났다. 그 암말은 스바딜파리 근처까지 오더니 매혹적인 몸짓을 하며 스바딜파리를 유혹했다. 스바딜파리는 그 유혹에 넘어가 버렸고 그 암말은 그대로 숲으로 달려가 버렸다. 제정신이 아닌 스바딜파리는 암말을 쫓아서 달리기 시작했고 놀란 건축가는 스바딜파리를 잡기 위해 뒤쫓았다.
밤새도록 술래잡기는 계속되었고 결국 공사는 기한 내에 끝내지 못했다. 건축가는 이것이 신들의 수작이라는 것을 깨닫고 분노하여 정체를 드러냈다. 그는 요툰 흐림투르(hrimthurs)였다. 건축가가 요툰이라는 것을 알게 된 신들은 천둥의 신 토르(Thor)를 불렀다.(이때 토르는 아스가르드에 없었다.) 토르는 흐림투르를 보자 요툰임을 알고 묠니르(Mjöllnir)로 머리를 깨 죽였다.
한편, 로키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나중에 다리가 8개인 말과 함께 돌아왔다. 보물에 욕심이 많은 오딘은 이 말을 매우 마음에 들어했고 로키는 이 말을 오딘에게 진상했다. 오딘은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어느 신도 ‘감히’ 로키에게 이 말의 어미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2. 굴팍시와 레이스
오딘은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자주 슬레이프니르를 타고 다녔다. 한번은 요툰헤임(Jötunheimr)에서 명마를 가진 요툰 흐룽그니르(Hrungnir)를 만났다. 흐룽그니르는 자신의 말 굴팍시(Gullfaxi, 황금갈기)를 자랑했고 오딘은 슬레이프니르를 자랑했다. 서로 자신의 말이 최고라고 주장하다고 결국 아스가르드의 발할라까지 달리기 시합을 하게 되었다.
시합은 박빙의 승부를 보였고 슬레이프니르가 간발의 차로 이겼다. 오딘은 자신의 승리에 기분이 좋아져 흐룽그니르를 발할라로 초대했고 잔치를 열어주었다. 그런데 흐룽그니르가 술이 취하면서 점점 말이 험해지기 시작했다. 나중엔 자신이 아스가르드를 정벌하고 미의 여신 프레이야와 금발의 여신 시프를 제외한 모두를 죽이고 그 두 명은 자신의 첩으로 삼겠다는 망언까지 했다. 화가 난 신들은 결국 토르를 불렀고 토르는 흐룽그니르와 결투를 벌여 그를 죽였다. 그런데 재수없게도 흐룽그니르가 쓰러지며 그의 다리가 토르의 목에 떨어져 깔리게 되었다. 아무도 그 다리를 치울 수 없었는데 토르의 아들인 마그니(Magni)가 그 다리를 치웠고 토르는 전리품으로 얻은 굴팍시를 마그니에게 주었다. 내심 굴팍시에 욕심을 가지고 있던 오딘은 이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해 후에 토르를 괴롭힌다.
3. 저승에 가다.
슬레이프니르는 땅, 하늘, 바다를 달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뛰어난 그 점프력으로 저승(헬, Hell)의 벽까지 뛰어넘을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빛의 신 발두르(Baldur)가 불길한 꿈을 꾸고 걱정을 하자 오딘은 그 꿈의 의미를 알기 위해 슬레이프니르를 타고 저승까지 내려가 잠들어 있는 볼바(Völva, 예언자, 마녀. 이 마녀가 앙그르보다라고 하는 전설도 있다.)를 깨워 물었다. 그 볼바는 발두르의 죽음은 예정되어 있으며 저승에 그의 자리까지 만들어놨다고 대답한다. 오딘은 대답을 듣고 아스가르드로 되돌아왔고 프리그는 세상 만물로부터 발두르를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발두르는 사망했고 그의 아내 식물의 여신 난나(Nanna)도 슬픔에 심장이 터져 죽었다. 프리그(Frigg)는 발두르의 영혼을 되돌려 받으러 저승까지 다녀올 사람을 청했다. 발두르의 형제인 헤르모드(Hermóðr)가 자청해서 나서자, 오딘을 헤르모드에게 저승에 다녀올 수 있도록 슬레이프니르를 빌려주었다.
헤르모드는 깊고 어두운 계곡을 9일 밤낮으로 달려 헬에 도착했다. 헬에는 산 자와 죽은 자를 보호하기 위한 높은 벽이 있었지만 슬레이프니르는 그 벽을 뛰어넘었다. 헤르모드는 저승의 여신 헬(Hell)(저승의 명칭도 Hell이고, 저승의 여신 이름도 Hell이다.)을 만나 발두르를 돌려줄 것을 청했고 여신 헬은 세상 만물이 그를 위해 울어준다면 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헤르모드는 발두르와 그의 아내 난나를 만나고 아스가르드로 되돌아왔다.
4. 슬레이프니르의 후손
그라니(Grani) : 볼숭 사가(Völsunga saga) 13장에서 영웅 시구르드(Sigurðr)는 숲으로 가던 중 보적 없는 긴 수염의 노인을 만나 말을 고르기 위해 동행한다. 두 사람은 부실트요른(Busiltjörn)이라는 강에서 크고 젊고 잘생긴 회색 야생마를 본다. 노인은 그 말이 슬레이프니르의 후손이라고 알려주고 사라진다. 시구르드는 이 말을 그라니라고 이름을 지었고, 이 노인은 오딘이었다고 전해진다.
슬레이프니르와는 다르게 다리는 8개가 아니지만 몸집이 거대하고 화렸으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 시구르드가 브륀힐트를 만나러 갈 때 불길에 휩싸인 성벽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팔케(Falke) : 영웅 디트리히 폰 베른(Dietrich von Bern)의 말.
스케밍 : 디트리히의 기사 비테게의 말.
리스페다 : 디트리히의 기사 하이메의 말. 하이메의 집안은 독일의 슈바벤 지역에서 슬레이프니르의 후손들을 돌보았다고 한다.
슬레이프니르의 룬어
EH
다른 이름 : 이화즈(Ehwaz)
의미 : 말(Horse)
상징 :
교통, 이동, 긍정적인 변화.
점진적인 발전과 꾸준한 발전.
팀워크, 신뢰 및 충성도.
이상적인 결혼 또는 파트너십.
그것을 둘러싼 룬의 확인.
기타 :
1. 슬레이프니르는 하늘과 땅, 바다는 물론이고 위그드라실에 연결된 9개의 세상(저승을 포함해서)을 달려갔다 올 수 있다고 한다.
2. 전설에 따르면 오딘을 태운 큰 말이 이 지역을 지나갔고 그의 발굽 중 하나가 숲 한가운데에 내려와 협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3. 북유럽의 말
스칸디나비아 문화에서 종마는 정력과 권력의 상징으로 황소를 대신했지만 일반적으로 말은 신과 영혼과 교감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소유한 것으로 믿어졌다.
말은 이동하는 태양과 관련될 수 있는 동물이었고 청동기 시대 이후 북쪽에서 중요한 종교적 상징이었다 . 말은 저승으로 영혼을 안내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점을 치는데도 이용됐다. 점은 말이 끄는 마차가 앞에 있는 땅에 놓인 창이나 다른 화살 등 사이에서 그들이 가는 길을 관찰하는 형태를 취했다. 슬레이프니르가 미래를 노골적으로 예언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그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승마자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직관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4. 다리가 8개인 것은 그만큼 빠르다는 것을 상징한다.
5. 게르만 민간 신앙에 따르면 과거 동고트 왕국의 초대국왕인 테오도리쿠스가 죽어서 슬레이프니르를 타고 아스가르드에 있는 발할라로 갔다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이에 대해서 그가 죽고 악마의 검은말을 타고 지옥에 갔다고 하는데 이 검은말이 슬레이프니르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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