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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이야기/북유럽

크바시르(Kvasir) - 지혜, 영감, 웅변의 신

by 별빛아재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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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크바시르(Kvasir).

크바스(kvas)는 ‘압착하다, 부수다, 멍들게 하다’라는 의미인데, 술을 압착해 짜내는 모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분 :

지혜, 영감의 신

웅변, 외교, 화평, 시와 관련된 신이다.

 

모습 :

모습은 알려진 바가 없고 매우 현명하고 선하며, 말을 아주 잘했다.

 

가족 :

애시르 신과 바니르 신들이 뱉은 침에서 탄생했다.

 

업적 :

1. 로키를 잡는데 일조하다.

2. 죽어서 크바스라는 술이 되다.

 

전설 :

1. 크바시르의 탄생

< 애시르와 바니르의 전쟁(1882). 칼 에렌버그. 출처 : 구글 검색 >

황금의 여신 굴베이그(Gullveig)로 인해 발생한 애시르 신족과 바니르 신족 간의 전쟁은 끝이 나지 않았다. 양쪽 누구도 상대방을 압도하지 못한 채 피해가 가중되자 양쪽 신들은 그만 전쟁을 끝내기로 한다. 애시르 신들과 바니르 신들이 한곳에 모여 종전 협정을 맺었고 서로 맹세를 하는 의미로 한 항아리에 서로 침을 뱉어 섞었다. (어느 전승에서는 딸기를 씹고 뱉어 그것을 발효시켜 술을 만든다고 한다.)

 

협정이 끝나고 오딘은 그 항아리를 보더니 그 속의 타액에 흙을 섞어 한 사람을 만들었다. 특히 그의 혀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는데 그렇게 탄생한 신이 지혜, 언변, 웅변, 협상, 시의 신 크바시르(Kvasir)이다.

 

그는 신과 인간 사이의 반신(Demi God)이었으며, 무척 현명하고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그는 신들의 인정을 받아 신과 함께 생활했다.

 

2. 로키를 잡는데 일조하다.

발두르의 죽음에 로키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신들은 로키를 찾아다녔다. 오딘은 모든세상을 볼 수 있는 마법의 의자 흘리드스캴프(Hliðskjálf)에 앉아 로키를 찾았다.

로키 또한 애시르 신들이 자신을 잡으러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프라낭그르(Fránangr)라는 폭포가 있는 산의 꼭대기에 동서남북 4방향으로 창을 낸 집을 짓고 낮에는 폭포에서 물고기로 변해 숨어있고 밤에는 그물로 물고기를 낚아 잡아먹으며 사방을 경계하고 숨어지냈다.

 

어느날, 불 앞에 앉아있다가 신들이 그의 주위로 접근하는 것을 눈치챈 로키는 잡히지 않고자 그의 그물을 불에 던져버리고 물고기로 변해 폭포에 뛰어들었다. 그 집에 가장 먼저 들어온 이는 크바시르였다. 크바시르는 불에 타다남은 잔해와 재의 모양으로 그물의 모양과 쓰임새를 깨닫고는 신들에게 알렸다. 신들은 그것을 그대로 재현해 냈고 그것으로 로키를 잡아올렸다.

 

3. 크바시르는 죽고 마법의 술 크바스가 만들어지다.

 

현명한 신 크바시르는 자신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자신의 지혜를 다른 세상에 퍼뜨리기를 원했다. 그래서 신들은 그를 신들의 대변인으로 삼았고 그는 방랑자가 되어 여기저기 여행하며 그의 지혜를 퍼뜨렸다.

 

크바시르는 가는 곳마다 지혜와 영적 가르침을 퍼뜨리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어느 날, 퍌라르(Fjalar)와 갈라르(Galar)라는 두 드베르그 형제가 그의 가르침을 원한다고 그들의 집으로 초대했다. 식사 시간을 가지며 그의 끝없는 지혜와 유창한 말솜씨에 그의 능력 자체에 욕심을 가졌다. 그들은 날카로운 칼로 크바시르를 죽이고 손(Són)과 보든(Boðn)이라는 큰 통과 오드레리르(Óðrerir)라는 주전자에 크바시르의 피를 담았다. 그들이 미리 준비한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욕심이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살해당한 크바시르와 그의 피를 빼내는 퍌라르와 갈라르 (1920).  프란츠 스탠슨 작 >

크바시르의 피에 벌꿀을 섞어 술을 빚었는데 그 술의 이름이 크바스(kvas)이다. 이 술은 마신 자에게 위대한 지혜와 시의 영감을 준다고 하는 마법의 술이다.

 

이후 크바시르의 실종에 대해 알기위해 신들이 방문했는데 퍌라르와 갈라르는 이 술을 마시고 크바시르가 그의 방대한 지혜를 설파하다가 너무 말을 많이 하여 숨이 막혀 죽었다고 말했고 신들은 이 말을 믿어버렸다.

 

퍌라르와 갈라르는 이 술을 숨겨두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4. 마법의 술 크바스, 수퉁에게 가다.

< 요툰 수퉁과 드베르그들 (1891). 출처 : 구글 검색 >

이후 이 드베르그 형제들은 길링(Gilling)이라는 요툰 부부를 초대한 일이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그 부부를 살해하고 말았다. 먼저 길링을 속여 낚시하러 가도록 했고 그를 익사시켰다. 그 다음 그의 아내에게 길링의 죽음을 알리며 찾으러 가자고 속여 가는 중에 머리에 바위를 떨어뜨려 죽였다.

그 부부에게는 수퉁(Suttungr)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왔다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퍌라르와 갈라르를 바다 한가운데 암초에 꽁꽁 묶어 밀물이 들어오면 죽도록 만들었다. 퍌라르와 갈라르는 살랴달라고 애원하며 자신들을 살려주면 마법의 술 크바스를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들의 말을 듣고 크바스가 숨겨진 장소를 알게된 수퉁은 마법의 술만 챙기고 그들을 풀어주지 않고 떠나버려 두 드베르그 형제는 그대로 죽었다.

요툰헤임으로 돌아온 수퉁은 흐니트뵤르그(Hnitbjorg)라는 산 속에 숨겨두고 그의 딸 군로드(Gunnlöð)에게 이 술을 지키라고 명령했다.

 

5. 오딘이 크바스를 훔치다.

< 독수리 형태의 오딘이 수퉁을 뒤에 둔 군로드에게서 크바스를 얻다.(700 년 경). 룬스톤. 출처 : 구글 검색 >

수퉁은 크바스를 숨겨두기는 했지만 드베르그 형제와는 다르게 그가 마법의 벌꿀술을 가진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저기에 떠벌린 덕분에 오딘(Óðin)의 까마귀 후긴(Huginn)과 무닌(Muninn)이 이 소식을 오딘에게 전했다.

오딘은 거인의 몸으로 변신한 뒤 볼베르크(끔찍한 일을 하는 일꾼)라는 이름으로 수퉁의 형제인 바우기(Baugi)에게 접근했다. 우선 바우기의 하인 9명에게 찾아가 낫이 무뎌져 불평하는 하인들에게 숫돌로 날을 갈아주었다. 하인들은 그 숫돌이 탐이 나 자신들에게 팔라고 했고 오딘은 파는 물건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그러나 곧 이 숫돌은 먼저 가지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과 함께 그들 사이에 던졌다. 하인들은 서로 자기가 가지겠다며 싸우기 시작했고 방금 갈아서 날카로운 낫을 가지고 있었기에 결국 모두 죽고 말았다.

이 사태를 뒤에 알게된 바우기는 하인들이 모두 죽어 일을 할 사람이 없다고 난처해하자 오딘이 그에게 자신을 고용하라고 설득했다. 오딘은 여름 내내 일하면서 9명이 일할 노동을 끝냈다.

바우기가 시킨 모든 일을 처리하고 오딘은 노동에 대한 보수로 그의 형제 수퉁의 마법의 술 크바스를 세 모금만 먹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바우기는 오딘과 함께 수퉁을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며 세 모금을 요청했지만 수퉁은 들어주지 않았다. 난처해하는 바우기에게 오딘은 그럼 대신에 크바스가 숨겨진 곳으로 몰래 구멍을 뚫어달라고 했다. 바우기가 구멍을 뚫자 오딘은 뱀으로 변신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 왼쪽 : 오딘이 바우기를 속여 산에 구멍을 뚫다. 오른쪽 : 오딘이 수퉁에게서 도망쳐 크바스를 훔치는 모습 >

안에는 수퉁의 딸 군로드가 지키고 있었는데 그녀는 매일 술을 지키느라 놀러나가지도 못하고 친구도 없어 외로워하고 있었다. 오딘은 미남 거인으로 변신하여 군로드를 유혹했다. 그녀와 사흘밤을 보내고 군로드에게 저 벌꿀술을 딱 세 모금만을 요청했다. 그에게 완전히 빠진 군로드가 허락하자 세 모금만에 모든 술을 다 먹고는 독수리로 변해 날아가버렸다.

< 독수리로 변한 오딘이 군로드를 떠나다.(1908). 출처 : 구글 검색 >

뒤늦게 술을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알게된 수퉁은 독수리로 변해 오딘을 쫓았다. 오딘이 힘껏 날았지만 술을 입안에 가득 담고 있어 뒤따라오는 수퉁에게 따라잡혔다. 둘은 하늘에서 다투며 쫓고 쫓겼는데 그때 몇 방울이 아래로 떨어졌다. (이때 떨어진 몇 방울의 술은 깨끗하지 못하여 이 술을 우연히 먹게 된 이들은 엉터리 시를 짓는 3류 시인이 되었다고 한다.) 어느새 둘은 아스가르드까지 왔고 멀리 아스가르드의 성벽이 보이자 수퉁은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무사히 돌아온 오딘은 입안에 머금은 술을 항아리에 모두 뱉어내 따로 보관하며 가끔 꺼내어 마셨다. 오딘의 인정을 받은 몇몇 사람도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그 술을 마신 사람은 모두 지혜와 영감을 얻고 말을 잘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군로드는 이후 시의 신 브라기(Bragi)를 낳는다.

 

기타 :

1. 크바스의 색은 풍부하고 어두운 진홍색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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